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시대’ 재테크 전략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다. 환율이 오르자 그 영향으로 금리까지 잇따라 인상되면서 주식은 뚝 떨어지고 부동산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산 집의 대출이 목을 죄어오고 일확천금을 꿈꾸던 코인은 이미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 월급은 오르지 않거나 물가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한다.
재테크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3고 시대(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얇아진 지갑을 살찌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 포트폴리오 잘 짜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 방법이어도 한쪽에 쏠린 투자는 좋은 전략이 아니다. 재테크에 앞서 자산과 부채 비율, 또는 금융자산 내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먼저다.
재테크의 기본은 경기 사이클에 맞는 상품을 담는 데 있다. ‘주식-실물-예금-채권’의 순서를 기억해 두면 좋다.
주식이 좋을 땐 물가도 동반상승해 실물 가격이 오른다. 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또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데 이때는 현금 보유액을 늘리는 게 좋다. 예금을 하다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채권을 사는 게 일반적인 재테크 사이클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처지면서 정기예금, 채권, 보험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금성 자산을 비축하는 것도 강조했다.
수익률이 높으면서 절세 효과가 있는 채권도 인기다. 채권 투자는 기본적으로 이자소득과 매매차익 두 가지가 있는데, 채권의 발행쿠폰인 이자소득에만 15.4%의 세율이 적용되는 반면 매매차익에는 비과세 적용을 받는다.
투자는 하고 싶지만, 손실은 두려울 경우 변액연금보험도 방법이다. 변액연금보험은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이익을 배분하는 투자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이다. 보증이율과 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실적과 연금액을 안정적으로 수령할 수 있다.
2. 예테크(예금+재테크)족 증가
최근 고금리 보통예금을 제공하는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이 되는 데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게다가 당분간 금리가 상승한다면 당장 적금을 가입해 만기까지 유지하는 전략은 손해를 발생시킨다는 인식도 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 기조에 맞춰 은행 예금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전체 은행 정기예금(12개월 기준)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으로 연 최대 3.82% 금리를 제공한다. 경남은행은 연 최대 3.65% 금리를 제공하는 ‘해피투게더 정기예금’을 선보이고 있다.
은행마다 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에 발벗고 나섰다.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우대를 해주거나 행운번호 추첨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고르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1년만 굴릴 거라면 예금보단 적금을 추천했다. 금리 수준이 1% 이상 차이 나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 인상기엔 단기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누릴 수 있어서다. 최대 금리 숫자도 좋지만 우대금리 조건을 세세하게 따져보고 주거래 금융사와 소비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다만, 예·적금을 해약할 때 부과되는 중도해지 이율과 신규 상품으로 가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이율을 비교해야 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 중도에 상품을 해약하더라도 만기에 가까울수록 이율이 덜 깎이기 때문에 납부 기간이 오래됐다면 갈아타는 게 오히려 손해일 수 있기 때문이다.
3. 주식투자는 ‘적립식’ 추천
증시를 통해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는 ‘한탕’보다는 적립식 매수를 통해 목표 수익률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변통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위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적립식 투자란 매월 주식이나 펀드 따위에 적금처럼 꾸준히 투자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월가의 영웅으로 불리는 피터린치는 개인투자자를 위해 규칙적인 시간표에 따라 투자할 것을 권했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투자하면 주가의 등락을 고민할 필요가 없고, 주식을 충동적으로 샀다 충동적으로 팔아치워 손해 볼 필요도 위험도 없어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투자하는 사람은 주식시장 등락과 관계없이 꾸준히 투자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공기업에 다니는 박준호(35)씨는 “주식상황이 안좋다곤 하지만 장기간 투자가 목적이어서 자동이체를 통해 나스닥 ETF와 삼성전사 주식을 매월 주기적으로 사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기록으로 보면, 금리 상승이 주식에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 20년간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기간 동안 S&P500 지수는 25차례 하락 대비 91차례 상승했다.
금리 인상 시기에 미국 주식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금리가 급격하게 움직이는 경우, 주식이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금리의 방향성 보다는 상승 속도와 폭에 더 주목해야 한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태조이방원’이 대세다. 태조이방원은 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업종의 앞글자를 따서 조선의 3대 임금 태종 이방원에 빗댄 말이다.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있는 실적상향업종(2차 전지)이나 정책 수혜업종(신재생에너지, 방산)에 대해 장기 투자하거나 하락 폭이 큰 성장 업종 펀드에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
주식 시장이 상승장이 아닌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이상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수익을 볼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신탁(ELT)도 대안이 된다.
4. 부동산 투자는 ‘신중’
지난 4~5년간 활황이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투자 시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고금리 추세로 주택가격이 당분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지금은 투자가 어울리지 않는 시즌”이라며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저렴하게 사거나, 상급지로 갈아탄다고 하면 급매나 경매 분양이 답이 될 수는 있지만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투자할 때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투자를 해야 한다면 교통 호재 지역의 재정비사업 주택과 상가·건물·토지 등 비주택 투자을 추천했다. 정부가 재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기가 끝나면 지역에 따라 가격이 회복될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보유 자금과 투자기간 등에 따라 투자처도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집이 있는 투자자는 비주택 투자처를 보고, 상업용 부동산에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자금이 풍부하다면 더 강하게 호재가 들어오는 토지 시장을 보라”고 말했다.
- 출처 :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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