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 초보자를 위한 채권 A to Z
‘주린이’는 가고 ‘채린이’가 왔다? 고금리 시대,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식과 달리 채권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채린이'를 위해 채권 투자자가 알아두어야 할 기본 상식부터 유의사항까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 채권은 무엇인가
돈을 빌려주는 사람을 채권자, 돈을 빌리는 사람을 채무자라고 한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 쓰는 증서는 ‘차용증’이다. 채권도 차용증과 비슷하다.
채권은 정부·지방자치단체·금융회사·기업 등이 필요한 자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채무 증서, 즉 투자자들에게 주는 차용증이다. 더 쉽게 말하면 ‘앞으로 N년간 돈을 빌려 주면 만기 때 원금과 함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한 증서다.
다만, 채권은 아무나 발행할 수 없고 발행 주체가 정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특수법인·주식회사 등 법률로 정해져 있다. 또한 채권은 차용증과 달리 증권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채권은 보통 수십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발행된다. 이 거액의 채권을 증권회사에서 소액으로 쪼개 팔기 때문에 1,000원부터 수십억 원, 수조 원까지 거래할 수 있다.
채권은 발행 주체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원금과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어 주식보다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금과 달러와 함께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 채권·주식·예금의 차이는
주식은 자기가 가진 지분만큼 경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주주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채권은 경영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또한 주식은 기업의 이익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채권은 기업의 이익과 상관없고 원금과 이자만 받을 수 있다. 물론 채권 발행사가 파산하면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므로 ‘신용도’를 따져야 한다.
대신에 채권은 만기가 존재하고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반면, 주식은 만기가 없고 약속된 이자 또한 없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채권을 갖고 있다면 미래에 얼마의 현금을 받게 될지 예상할 수 있다. 언제 얼만큼의 이자를 받고 어느 시점에 원금을 상환 받을지를 미리 정해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정 수익 증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금은 약속된 이자만 지급하고 원금에 변동이 없다. 반면 채권은 만기 보유 시 약속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만기 전에는 금리에 따라 채권의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
❐ 채권의 수익 구조는
예금은 이자, 주식은 배당과 매매 차익이라면 채권은 어떻게 수익을 얻을까.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수시로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으므로 수익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이자’와 ‘매매 차익’이다.
이자는 채권의 액면에 적힌 표면 이자로,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 고정 이자다. 또 하나는 채권 매매에 따른 매매 차익이다.
채권은 표면 이자가 고정돼 있지만 매매가격이 매일 바뀌므로 채권 수익률, 즉 채권 금리는 주가처럼 매일 변한다. 이에 따라 채권은 사서 보유하다가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매매 차익을 취할 수도 있고 가격이 제자리이거나 내리면 만기까지 보유해 확정된 이자만 챙길 수도 있다.
‘채권 금리’는 예금 금리와 달리 정해진 표면 이자와 매일 바뀌는 채권 가격에 따른 매매 차익을 더한 것을 말한다. 채권 시장에서 금리·수익률·할인율 모두 같은 의미로 쓰인다.
또한 예금과 달리 만기에 한 번에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 이자 주기에 따라 이자가 지급된다.
일반적으로 국채는 6개월, 공사채는 3개월 또는 6개월, 회사채 3개월이다. 이 밖에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이자 지급식, 복리채(복리 형태로 이자를 계산해 만기에 지급하는 채권) 등도 있다.
❐ 채권 세금은
채권은 이자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이 발생하고, 자본 차익(채권을 매매했을 때 매도 단가와 매수 단가의 차이)에 대해서는 비과세다. 다만, 추후 법 개정에 따라 자본 차익에 대해 세금(금융투자소득세)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채권의 종류는
채권은 발행 주체, 상환 기간, 이자를 지급하는 방법, 지급하는 이자의 변동성 여부, 보증 유무 등의 기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그중 발행 주체와 상환 기간에 따른 채권의 종류를 알아두는 게 기본이다.
국가에서 발행한다면 국채, 시나 도와 같은 지방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지방채다. 국채는 국가가 돈을 갚겠다고 약속한 채권이므로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떼일 위험이 없으므로 가장 안전한 채권으로 통한다. 반면 금리는 가장 싸다.
기업(주식회사)에서 발행한다면 회사채다. 이 밖에 금융채·특수채·통화안정증권(통안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금융채는 은행·신용카드회사·증권회사 등 금융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다.
특수채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채권으로 한국전력공사채권·한국도로공사채권·한국가스공사채권 등이 있다. 보통 국고채에 지방채·특수채를 묶어 ‘국공채’라고도 한다.
통화안정증권은 한국은행이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흔히 '통안채'라고 부른다.
상환 기간의 분류는 발행 주체가 만기를 길게 잡느냐, 단기로 잡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중·장기채는 만기가 긴 채권으로 보통 1년 이상이다. 길면 30년, 심지어 50년짜리도 있다. ‘초장기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국채는 장기채가 많다. 단기채는 만기가 1년 미만이다.
해외 채권도 있다.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발행하는 경우다.
미국 국적이 아닌 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달러 표시 채권을 ‘양키 본드’, 비일본 기업이 일본에서 엔화 채권을 발행하면 ‘사무라이 본드’, 비영국 기업이 영국에서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하면 ‘불독 본드’라고 한다.
동일하게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원화 채권을 발행하면 ‘아리랑 본드’라고 한다. 본드(bond)는 채권을 뜻한다.
❐ ‘AAA’, ‘BBB’는 무엇인가
채권은 예금과 달리 발행 주체가 망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채권에 부도가 날 가능성, ‘신용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용 등급을 매긴다.
신용 등급에 따라 ‘트리플 A(AAA)’부터 ‘D’까지 18개의 등급으로 구분된다. 보통 ‘AAA’부터 ‘BBB-’까지가 ‘투자 적격’, 그 이후가 ‘투자 부적격’ 단계로 평가된다.
채권의 신용 등급과 이자는 보통 반비례한다. 신용 위험이 클수록 채권은 할인된 값에 판매되고 수익률 역시 매우 높은 편이다. 반면 신용 위험이 낮을수록 채권의 수익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부도 등 채권 발행 기업의 변동성이 낮아 위험도가 낮다는 의미여서 투자 시 신용 등급은 중요한 검토 요소다.
신용 등급은 채권의 신용 위험을 평가하는 신용 평가사가 정한다. 미국의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피치레이팅스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 신용 평가사다.
한국에는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이 있다. 신용 등급은 각 신평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장외시장이 발달한 이유는
투자자들끼리 사고파는 장내 시장(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이 발달한 주식과 달리 채권은 증권사가 공급하는 채권을 투자자가 매수하는 장외시장이 발달했다. 이는 채권이 전통적으로 기관·법인 투자자의 투자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식 대비 낮은 기대 수익률 등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보다 기관·법인 투자자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용도로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60여 개 증권사가 동일한 종목 거래를 지원하는 주식과 달리 채권은 각 증권사가 확보하는 채권 상품이 천차만별이어서 금융사 선택이 중요하다. 마치 도매 시장에서 선별한 ‘편집숍’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 저쿠폰은 무엇인가
증권사에서 살 수 있는 채권은 신규 발행도 있지만 이미 발행됐지만 만기가 남아 장외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것도 있다. 이러한 채권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채권의 액면 가격인 1만원보다 낮은 가격 또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곤 한다.
그중 저쿠폰 채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표면 금리의 채권(액면가 1만원 미만으로 거래되는 채권)으로, 저쿠폰 채권은 개인 은행 환산 세전 수익률이 높다.
채권에 부과되는 세금은 발행 금리를 기준으로 부과돼 저쿠폰 채권을 투자하면 실질 수익률(은행 환산 세전 수익률 기준)을 높일 수 있어 최고 세율을 부담해야 하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법이다. 실제 최근 고액 투자가들의 투자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9000원에 채권을 구매했고 표면 금리 1%, 1년에 1번 받는 1년 만기 채권을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기 상환 시 원금 10000원과 이자 100원이 지급된다. 이때 발생하는 자본 차익 1000원은 비과세이고 이자 100원에 대해서만 과세가 된다.
❐ 채권투자 시 유의점은
①이자율 위험
채권 가격은 이자율의 변동 방향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자율이 상승(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상승)한다.
따라서 중간에 매도를 원하면 매수 시기 대비 시장 금리가 상승했다면 채권 매도 시 채권 가격 하락으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고 반대로 매수 시기 대비 시장 금리가 하락했다면 투자 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 단, 채권 만기까지 보유 시 이자율 위험은 없다.
②채무 불이행 위험
투자자가 발행자에게 채권에 명시돼 있는 원금 또는 이자를 받지 못하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 이외의 발행자의 신용 상태는 민간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신용 등급이므로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확인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보통 ‘A’ 등급 이상은 위험이 낮다고 평가한다.
③환율 위험
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외평채 또는 외국환 표시 채권 등에 투자할 때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 수익률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채권투자 방법은
① 매매를 위한 계좌 개설
채권 투자도 주식과 동일한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사용한다. 물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가능하다. 단, MTS는 HTS에 비해 채권에 대한 정보 표시가 미흡하고 수익률 계산도 미비하기 때문에 HTS를 추천한다.
따라서 증권 계좌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오프라인 증권사에서 개설할 수 있고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도 있다.
② 시장 금리 수준, 향후 금리 전망 파악 및 상담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경기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 금리 수준과 향후 금리 전망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한다.
또한 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채권 발행 기업은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채권 금리가 오르는 시기다.
③ 운용 주체(개인·법인) 또는 자금의 성격에 따라 투자 기간 및 금액 결정
대부분의 증권사는 홈페이지 메뉴 항목에 채권 매매를 위한 화면을 따로 두고 있다. 장외채권·장내채권·외화채권·단기사채·신종자본증권 등 원하는 상품을 선택한 후 주식 사듯이 매수를 신청하면 된다.
장내채권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채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채권이 다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채권도 많다.
장외채권은 기관투자가가 증권사에 내놓은 채권들로, 해당 증권사가 대규모로 매입한 뒤 수수료를 붙여 고객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일반인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채권들이다. 따라서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되도록 장외채권을 추천한다.
개인의 운용 자금 성격·투자 성향에 따라 투자 기간(장기물·단기물)과 금액을 결정한다. 1000원부터 채권 매수가 가능하다.
④ 개별 채권의 특성을 비교해 종목 선정 후 채권 매수
장외채권에서 채권을 검색하면 각 채권별 위험도와 등급이 나타난다. 신용 듭급은 ‘A’ 등급 이상을, 최소 ‘BBB-’ 등급을 추천한다. 잔존 기간은 채권의 만기일이다. 원금을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시기로, 자신의 재무 상태에 따라 선택한다.
채권별로 이자 지급 방법이 다르다. ‘이표채’는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란 뜻이다. 1개월·3개월·6개월 등으로 구분된다. 이자는 바로 주식 계좌로 들어오기 때문에 현금화가 가능하다.
단가·금리·시기·등급 등 채권의 특성을 비교해 종목 선정을 끝냈다면 이제 매수 단계다. HTS와 MTS에서 제공하는 매수 가능 수량 계산기를 통해 자신이 매수하려는 금액을 적는다. 입력 완료를 누르면 매수 가능한 채권 숫자가 나온다.
채권 정보 확인서를 정독하고 채권 위험도와 설명서를 꼼꼼히 읽는다. 동의한다면 매매 버튼을 통해 주식처럼 바로 매매할 수 있다. 매매 당일 오후 3시까지 매매 취소가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⑤ 만기 상환을 통한 확정 수익 실현 또는 중도 매도를 통한 수익 실현
HTS·MTS를 통해 계산한 예상 수익률은 만기까지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물론 채권 단가가 오르면 만기 이전에 시장에 중도 매도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채권 단가가 떨어진다면 만기까지 기다려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채권 발행사가 파산하면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리스크가 있으므로 ‘신용도’를 반드시 따져야 한다.
❐ 채권 정보 읽는 법
- 액면 : 채권의 권면에 표시돼 있는 금액, 기본 단위는 1만원
- 단가 : 미래 현금 흐름을 매매 수익률로 할인(현재 가치 환산)한 액면 1만원당 매매 가격
- 표면 이율 : 액면 1만원에 대한 연 이자율로 최초 발행 이율. 과세의 기준이 되므로 표면 이율이 낮은 채권(저쿠폰채)이 유리
-경과 이자(과표) : 매수일부터 매도 또는 만기일까지 보유 기간 동안 표면 금리에 의해 산출된 과세 표준
- 세후 투자 수익률(연평균 수익률) : 채권 투자로 발생되는 총 세후 수익을 매입 금액으로 나눠 연으로 환산한 수익률
- 은행 환산 세전 수익률 : 세후 연평균 수익률을 (1-세율)로 나눈 값으로, 채권의 과표는 표면 금리이므로 개인 투자자는 은행에서 제시하는 금리와 비교할 수 있는 수익률로 다른 금융 상품과 비교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수익률
❐ 채권 종목명 읽는 법
국고채는 ‘국고+발행 금리+만기(연도/월)+발행 회차(발행 연도+해당 연도에 발행된 회차)’로 종목명이 정해진다. 예컨대 ‘국고00875ㅡ2312(20ㅡ8)’는 0.875%의 발행 금리로 발행된 국고채로, 만기는 2023년 12월이고 2020년에 여덟째로 발행된 채권을 뜻한다.
이 밖에 공사채·회사채의 종목명은 통상 발행사명+발행 회차로 정해지지만 종목명으로 표면 이율, 만기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증권사에 종목의 세부 조건에 대해 문의할 필요가 있다.
- 자료출처 : 매거진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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