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핵심 요약 :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됨에도 불구하고 배반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일례로 두 공범자 A, B가 함께 범죄 사실을 숨기면 둘 다 형량이 낮아질 수 있는데도, 상대방의 범죄 사실을 수사관에게 알려주면 자신의 형량이 감경된다는 말에 혹해서 상대방의 범죄를 폭로함으로써 결국 둘 다 무거운 형량을 받게 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두 죄수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을 했다가 공멸하는 결과를 맞이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판단과 의사결정을 합니다. 어디서 만날까, 무엇을 먹을까 등 소소한 일상의 문제에서부터 CEO(최고경영자)의 경영전략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상대방은 어떻게 나올까'를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각자가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고 선택을 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 죄수의 딜레마란?
죄수의 딜레마는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서로 협력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모두에게 이익은커녕 자신에게도 불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상황을 일컫습니다.
이 용어는 미국 랜드 연구소의 메릴 플러드와 멜빈 드레셔가 공동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후 프린스턴대의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앨버트 터커가 심리학자들을 상대로 게임이론을 강연할 때 사용하면서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에는 경찰에 잡혀온 두 명의 용의자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공범 관계입니다. 경찰은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기에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추가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심증만 가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자백을 통해 이들의 범죄를 입증하고자 신문합니다. 그런데 두 용의자를 함께 신문할 경우 눈빛을 교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범행을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서로 격리시킨 후 개별적으로 신문하게 됩니다.
취조실에서 경찰은 두 용의자에게 똑같이 제안합니다.
"당신이 아무리 묵비권을 행사하더라도 지금 가지고 있는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1년 정도 감옥에 보낼 수 있어. 하지만 당신이 범행을 자백한다면 수사 협조에 대한 보상으로 당신은 석방해 주고, 대신 묵비권을 행사한 다른 방에 있는 용의자는 가중처벌로 10년형을 받게 하겠어. 만약 너희 둘 모두가 자백한다면 정상을 참작하여 각각 5년형을 받게 될 거야."
실제로 용의자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똑같이 묵비권을 행사하여 1년씩의 형량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격리되어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두 용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하여 1년씩의 형량을 받는 것이 모두를 위해 최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끝내 자백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묵비권을 행사할 경우 자기가 자백을 하면 자신은 석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묵비권을 행사하더라도 다른 용의자가 자백을 하게 되면 자신은 가중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두 용의자는 모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신만을 위해 최선'인 자백을 선택하고 맙니다. 서로 협력해 모두 묵비권을 행사했다면 1년형으로 끝났을 텐데,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자백함으로써 모두 5년형씩 받게 되어 결국 둘 다 불행해지고 마는 것입니다.
▷ 현실 경제에서 죄수의 딜레마의 여러 사례
우리가 사는 세상이나 자연에서는 실제로 이와 같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많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두 기업이 판촉경쟁을 벌이는 경우, A기업이 광고를 확대하면 이 기업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광고를 하지 않은 경쟁사인 B기업은 고객이 줄어들 것이므로 A기업에 맞서 마찬가지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할 것입니다. 결국 두 기업 모두 과대광고를 함으로써 이윤은커녕 오히려 손실을 보는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경쟁적 군비 확충, 환경 오염물질 방출, 자원 남획 등의 경우에서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죄수의 딜레마라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죄수의 딜레마는 시장에 의해서 효율성 달성이 어렵게 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사례입니다.
이때 정부는 협력하는 측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협력하지 않는 측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제주체들 간에 장기 협력적 관계를 유도하고 사회 후생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역이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컨대 담합을 자진 신고하는 기업에 과징금을 감면해 주는 이른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이용하면 기업들을 죄수의 딜레마 상황으로 몰고 가 담합이 깨지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 조선비즈 ‘경제기사야 놀자’에서
'경제주식용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용어] 주식 공매도 '없는 것을 판다' (0) | 2023.02.25 |
---|---|
[주식용어] 주식시장의 안전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0) | 2023.02.24 |
[경제용어] 콩코드의 오류, 매몰비용 오류 (0) | 2023.02.22 |
[경제용어] 밴드왜건 효과, 편승 효과 (0) | 2023.02.21 |
[경제용어] 카르텔(Cartel) (0) | 2023.02.20 |
댓글